통일은 완성이 아니라, 연습이다
– 댄스드라마 〈통일 리허설〉, 대학로에서 초연
김은균 편집장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사건이 아니다. 수없이 맞춰보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해야 하는 과정이다. 연극 덴스드라마 〈통일 리허설〉은 바로 그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무대 위에 올린 작품이다. 문화예술콘텐츠기업 ㈜21세기 스테이지가 제작하고 김서휘 연출이 이끄는 〈통일 리허설〉은 2026년 1월 16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블루에서 초연된다. 이 작품은 탈북 배우와 남한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서서 하나의 공연을 준비하는 ‘연극 연습실’을 배경으로, 통일을 선언이나 이념이 아닌 몸과 시간의 문제로 풀어낸다.
무대 위에 모인 이들은 서로 다른 말투와 리듬, 기억을 지닌 사람들이다. 출발선도, 삶의 궤적도 다르다. 그러나 이들은 같은 무대에 서기 위해 끊임없이 리허설을 반복한다. 맞지 않는 호흡은 충돌을 낳고, 반복되는 실패는 갈등과 오해를 드러낸다. 이 과정 자체가 이 작품이 말하는 통일의 얼굴이다.
〈통일 리허설〉은 대사 중심의 설명적 연극이 아니다. 김서휘 연출은 무용과 연극을 모두 전공한 연출가답게, 언어 대신 신체의 리듬과 충돌, 반복되는 동작과 군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배우들의 몸은 어긋나고 다시 맞춰지며, 분열과 조율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관객은 설명을 듣는 대신, 무대 위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와 호흡을 통해 통일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실제 탈북 배우 김필주가 출연해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무대를 완성한다. 그의 존재는 극을 추상화된 담론에서 끌어내려, 구체적인 삶의 언어로 확장시킨다. 연습 과정에서 드러나는 개인의 상처와 기억은 연극적 상상을 넘어,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작품에서 통일은 긴 설명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같은 동작이 어긋나며, 박자가 흐트러졌다가 다시 맞춰지는 과정 속에서 통일의 은유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남과 북, 배우와 배우, 개인과 집단의 몸이 같은 무대 위에서 충돌하고 조율되는 순간들은 통일을 향한 가장 현실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김서휘 연출은 “통일은 말로 설득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연습하며 몸으로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며 “이 작품은 통일을 이야기하는 공연이 아니라, 통일을 연습하는 사람들의 시간과 몸을 기록한 무대”라고 설명한다. 완성된 답을 제시하기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상태로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남긴다.〈통일 리허설〉은 공연예술의 형식을 통해 분단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다. 통일을 미화하거나 단순화하지 않고, 불편함과 오해, 갈등까지 무대 위에 그대로 올린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리허설’이라는 이름으로 견디게 한다. 이번 공연은 비영리 취지의 후원으로 운영되며, 유료 티켓 예매는 진행하지 않는다. 관람을 원하는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