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균 편집장
제7회 ‘말모이 축제&연극제’ 이북지역 부문 공식 초청작인 연극 〈어느 골목 모퉁이의 단단씨〉(작·연출 김윤주)가 오는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대학로 후암스테이지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 작품은 창작집단 ‘강철무지개’가 제작한 신작으로, 탈북 청년의 삶과 죽음을 추적하는 사실 기반 서사를 다룬다.
말모이 연극제는 한반도의 언어와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우리말 예술축제’를 표방하며, 전국 각지의 사투리와 지리적 특색을 담은 작품들을 초청한다. 관객은 지역 언어의 말맛과 정서를 체험하며, 출신 지역에 따른 향취와 순수한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축제다.
이번 작품은 도시의 한 골목에서 발견된 탈북 청년의 죽음에서 출발한다. 극은 사건의 외형을 넘어서, 꿈을 잃고 홀로 무너져간 인간의 현실과 우리가 외면해온 사회적 단면을 예리하게 드러낸다. 특히 정착 과정에서의 냉혹한 벽, 그리고 사회의 양면성 속에서 청년이 겪어야 했던 고립과 절망을 긴장감 있게 묘사한다.
김윤주 연출은 “낯선 환경 속에서 찾게 되는 보편성과 타당성, 그 사이에서 상상은 끝없이 부풀어난다”며 “어느 골목 저편의 집에서 또 다른 단단씨가 ‘살고 싶은데 살아낼 기운이 없다’고 말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작품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창작집단 강철무지개는 제1회 말모이연극제에서 〈동행〉으로 우수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이들은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조명해왔고, 이번 작품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서사를 본격적으로 무대 위에 올리며 관객과의 깊은 만남을 시도한다.
출연은 윤미애, 신담수, 설재균, 조해민, 이두원, 정세리가 맡았으며, 무대디자인 이두원, 조명디자인 박철영, 음향 유태환 등 탄탄한 창작진이 참여했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예매는 NOL티켓(인터파크 연동)을 통해 가능하다.
말모이축제 운영위원회 이자순 운영위원장은 “말모이축제는 2016년부터 우리말 무대언어 개발에 인문예술적 가치를 두고 시작됐다”며 “2026년에는 신춘문예 영역으로도 확장해 지역 언어의 새로운 특색을 발굴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연극 〈어느 골목 모퉁이의 단단씨〉는 동시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보이지 않는 고립과 절망을 사실적으로 포착하며, 지역 언어극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