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희무용단 창단 50주년 기념 신작
윤회와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현대무용 〈윤회적 맥베스〉
11월 22~23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김은균 편집장
한국 현대무용의 거장 김복희가 또 한 번의 예술적 실험을 선보인다. 오는 11월 22일과 23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윤회적 맥베스〉는 김복희무용단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로, 5년 만의 신작이자 대표작 〈우담바라〉 이후 이어지는 대서사다. 이번 작품은 세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를 모티브로 삼되,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경계를 넘어서는 ‘윤회’의 개념을 춤으로 탐구한다.
김복희는 한국 현대무용의 뿌리를 닦은 인물로, 반세기 동안 ‘한국성’을 바탕으로 한 창작 무용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는 이번 신작에서 “인간은 삶의 수레가 생(이승)과 사(저승)의 경계를 넘나드는 윤회를 통해 보다 나은 인간으로 진화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한 서사로의 재현이 아니라, 몸의 움직임과 공간, 시간의 변주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게 하는 철학적 무대다.
〈윤회적 맥베스〉는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부 〈우담바라〉는 남지심의 소설을 모티브로 한 2021년 초연작으로, ‘무엇이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진다. ‘삶의 늪’, ‘타들어 가는 춤(향)’, ‘가슴 속 가슴’, ‘울림’의 네 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시적 이미지와 상징적 동작이 어우러지며 인간의 생애를 하나의 순환적 흐름으로 보여준다. 2부 〈윤회적 맥베스〉는 세익스피어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하지만, 원작의 권력과 탐욕보다는 그 뒤편의 인간 심리, 죽음 이후의 세계, 그리고 다시 삶으로 이어지는 ‘윤회’의 여정을 조명한다. ‘대지 속 인간’, ‘상반된 행과 불행’, ‘윤회의 수레바퀴’라는 세 장을 통해 인간이 반복되는 생의 굴레 속에서 어떻게 구원을 찾는가를 그린다.
이번 공연의 예술감독 손관중은 “지난 2월 힘든 고비를 넘기고 백족화상으로 다시 무대에 서는 김복희 선생의 모습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었다”며 “춤의 본질이란 결국 인간 존재의 순환, 곧 윤회의 과정이라는 점을 이번 무대를 통해 다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복희는 1971년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이래 현대무용의 개척자로서 ‘무의식’, ‘신라의 의식’, ‘우리시대의 세’, ‘붉은 달’ 등 70여 편의 창작작품을 남기며 한국적 몸의 미학을 정립해왔다. 한양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고, 한국무용협회 이사장과 대한민국무용제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예술계의 중심에 서왔다.
〈윤회적 맥베스〉는 그가 지난 반세기 동안 쌓아온 ‘극성’과 ‘한국성’의 정수를 압축한 작품이다. 무대 위에는 불교적 윤회와 인간의 실존이 겹쳐지고, 백색의 천과 푸른 조명, 가면과 전통의상 등 상징적 오브제가 어우러져 초현실적인 공간을 만든다. 시와 회화, 음악이 결합된 이 작품은 단순한 무용이 아니라, 예술 전 장르가 하나로 엮인 종합예술로 완성된다.
김복희무용단의 〈윤회적 맥베스〉는 단지 과거의 회고가 아니라, 여전히 ‘움직이는 예술가’로서 김복희가 던지는 새로운 선언이다. 그에게 춤은 여전히 인간의 영혼이 깃든 언어이며, 윤회는 죽음이 아닌 다시 살아내는 예술의 순환이다.
□공연 일정: 11월 22일(토) 오후 7시 / 11월 23일(일) 오후 4시
□공연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