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균 (복지tv 기획피디, 공연평론가)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2025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 포상’과 ‘대한민국 예술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 포상은 문학·연극·음악·무용·전통예술·시각예술 전반에 걸쳐 오랜 기간 예술 활동을 지속해온 인물들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현장에서 새로운 창작 방식을 개척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격려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가장 높은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은 소설 『장길산』, 『바리데기』, 『삼포 가는 길』 등을 통해 한국문학의 정신과 역사적 깊이를 구축해온 황석영 작가가 받았다. 그의 작품은 한국 사회의 집단적 기억을 서사적으로 형상화하며 국내외 문학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극계에서는 한태숙 연출가가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태숙 연출가는 오랫동안 고전 텍스트와 현대적 무대 감각을 결합하여 연극적 형식의 확장을 시도해왔다. 특히 신체의 동작과 공간적 구도에 중심을 두는 연출 방식은 한국 연극의 미학적 전환에 중요한 흐름을 만들었다. 《오이디푸스》, 《세익스피어 사다비극》 등의 작품을 통해 연극 언어의 층위를 새롭게 해석했고, 공연예술 교육과 국제 공동 작업을 통해 후학 양성에도 꾸준히 기여해왔다. 이번 수훈은 단순히 대표작의 성과가 아니라 연극이라는 장르 자체의 표현 방식과 작동 원리를 확장한 공로가 인정된 것으로 의미를 지닌다.
김아라 연출가는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김아라 연출가는 연극을 무대라는 공간 안에 고정된 형태로 두는 것이 아니라, 배우·관객·공간의 관계가 끊임없이 조정되는 살아있는 구조로 재편해온 창작자다. 지역 커뮤니티 기반 예술 활동, 공동 창작 플랫폼 설계, 배우 중심 리딩 및 시각 이미지 중심 연출 등은 공연예술 환경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왔다. 이번 수상은 작품 활동 자체뿐 아니라, 연극을 ‘창작 생태계’ 단위에서 움직여온 작업 방식이 정식으로 평가된 사례다.
한편, 임도완 연출가는 올해 대한민국 예술상(연극 부문)을 받았다. 임도완은 극단 사다리연구소를 기반으로 리허설·연구·워크숍이 서로 연결되는 제작 과정을 정착시켰으며, 창작 과정 전체를 공연의 중요한 층위로 인식하는 ‘프로세스 중심 연극’을 시도해왔다. 이는 기존의 결과 중심 제작 방식과 달리, 예술가가 질문하고 성장하는 과정 그 자체를 공연의 기본 구조로 설정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김화영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유희영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조성룡 건축가 등이 은관문화훈장을, 김형배 만화가, 최경만 국악인, 신상호 도예가 등이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화관문화훈장에는 최신규 초이크리에이티브랩 대표, 윤석구 풍물인, 허영일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등이 선정되었으며, 보관문화훈장은 권영민 문학평론가, 나인용 작곡가, 양성원 첼리스트, 이강소 미술가, 조경대 도예가에게 돌아갔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은 문학 성해나, 음악 이하느리, 국악 김준수, 연극 박천휴, 무용 최호종, 미술 양정욱, 공예 유의정, 건축 김영배 등 8명이 받았다. 이는 창작 현장에서 새로운 감각과 언어를 펼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격려하는 취지이다.
장한 어버이상은 예술인의 성장 과정에 헌신한 부모에게 수여되었으며, 김혜영, 송순단, 김성원 씨가 선정되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문학·연극·음악·미술·건축 등 각 예술 분야 관계자들이 자리하여 수상자들의 긴 시간에 걸친 노력과 성취를 함께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