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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시민 낭독극 발표회 개최… 체홉의 <갈매기>, 닐 사이먼의 <굿 닥터>,박지선의  <은의 혀> 무대 오른다

엑터타임즈 2025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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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시민 낭독극 발표회 개최… 체홉의 <갈매기>, 닐 사이먼의 <굿 닥터>,박지선의 <은의 혀> 무대에 오른다

                            김은균 (복지tv 기획피디,공연평론가)

국립극단은 시민 참여형 연극 프로그램의 결실을 담은 시민 낭독극 발표회를 오는 11월 11일과 13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발표회는 지난 9월부터 약 두 달간 진행된 ‘시민 희곡 낭독 아카데미’ 교육 과정의 결과물로, 시민들이 직접 희곡을 탐구하고 배우의 호흡과 감정의 리듬을 체험한 과정을 공연 형태로 공유한다.

이번 발표 공연은 두 개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문예주 강사가 지도한 반은 안톤 체홉의 대표작 <갈매기> 를 낭독극으로 펼친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과 관계의 결을 섬세하게 짚어내는 체홉 작품의 특성은, 시민 배우들이 자신의 감정선과 내면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과정과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문예주 강사는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며 ‘말의 온도’를 배우는 시간이 작품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동완 강사반은 닐 사이먼의 유머와 인간미가 살아있는 작품 <굿 닥터> 와 박지선의 <은의 혀>를 낭독 형태로 무대에 올린다. <굿 닥터>는 에피소드가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참여 시민들이 각자 개성과 몸의 감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기에 적합한 형식을 띤다. 김동완 강사는 “작은 움직임, 작은 숨결 하나에도 이야기가 살아난다”며 “시민이 무대의 중심에 선다는 경험 자체가 의미 있는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민 발표회는 단순한 교육 결과 공유가 아니라,
“도시 속 시민이 예술을 통해 서로를 만나는 장면” 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낭독극이라는 형식은 대사를 읽는 행위뿐 아니라 목소리, 침묵, 시선, 숨의 흐름까지 공연의 일부가 되는 무대적 체험을 가능하게 하였다.

실제로 니나 역을 맡은 이하린은 이번 과정을 “올해 한 경험 중 가장 짜릿하고 뜨거웠던 순간”이라 회상했다. 그는 “배우라는 단어가 막연한 꿈이 아니라, 내 몸 안에서 이미 숨 쉬고 있던 감각이라는 것을 느꼈다. 함께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마샤 역의 송지연은 “소소한 일상에 숨을 불어넣어 준 경험이었다. 목요일마다 수업이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으며 함께 연극연습하는 시간이 따뜻했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의 말처럼, <갈매기>반은 단순한 텍스트 해석이 아닌 감각의 체험, 감정의 회복, 몸의 기억을 깨우는 여정을 함께 했다.

한편 소린 역을 맡은 김철근은 “희곡 낭독이 연기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준 경험이었으며 무대 위에서 함께 호흡하는 감각은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뜨리고린 역의 김명석은 “연극은 결국 사람을 다시 사람에게 데려다주는 예술이라는 것을 느꼈다. 서로의 숨소리와 마음의 숨결이 무대 위에서 닿는 순간이었다.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위의 소감은 시민 예술이 단지 체험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감각을 변화시키는 깊은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누구나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경험은 한 사람의 감각과 삶의 태도에 오래 남는다”며 “이번 발표가 시민 예술 경험이 일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다음은 문예주 강사와 일문일답

Q. 이번 명동 낭독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단순히 ‘낭독 발표’를 위한 연습이 아니라, 시민들이 예술을 직접 체험하며 몸의 감각을 깨우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몸 풀기와 호흡, 움직임 등을 통해 스스로의 표현을 발견하는 경험이 중요했습니다. 예술은 삶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느끼고 싶었습니다.

Q. 선택된 작품 <갈매기>를 교육 작품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갈매기는 감정과 관계의 결이 섬세한 작품입니다. 인물의 감정선과 갈등, 내면의 숨결이 중요한 장막극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감정을 안전하게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데 적합한 작품이라 판단했습니다. 또한 작품 속 장면마다 들어가는 음악이 희곡의 정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Q. 교육 중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발성훈련 중 “보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리며 먼 곳으로 소리를 보내는 연습”을 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음속에서 누군가를 진심으로 부르는 소리가 울릴 때, 자연스레 감정과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그 순간은 단순한 연습을 넘어, 예술이 개인의 마음을 연결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하게 했습니다.

이번 시민 낭독극 발표회는 단순한 결과물의 공개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시민이 예술을 발견하는 과정 그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작은 호흡과 발성, 몸의 감각을 통해 타인과 관계 맺는 시간이 무대 위에서 공유되며, 참여자들은 스스로가 이미 예술의 주체임을 확인했다.
또한 이번 경험은 연극이 특정 전문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의 생활 가까이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국립극단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예술을 통해 서로를 만나는 장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술을 향유하는 시민의 시대가 아니라, 예술을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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